[글로벌 트렌드] 美 중고명품 시장 커지니…"코치 사느니 구찌 중고 핸드백"
美 핸드백시장 양극화
올해 美 여성 핸드백 매출
2016년에 비해 20% 감소
중고 럭셔리 시장 급성장
솔직한 상품평·무이자 할부
리얼리얼·리백 젊은층에 인기
유럽 명품 덩달아 점유율 상승
코치·케이트 스페이드 등
美토종 핸드백 업체들은 고전
미국 뉴욕 소호 샤넬 매장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 = 블룸버그]
미국에서 신제품 핸드백 시장 규모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10·20대 등 젊은 여성들의 구매가 줄어든 데 있지만 낮은 가격과 높아진 신뢰도를 앞세운
리세일(중고 재판매)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한 탓도 있다.
최근 CNBC가 NPD그룹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으로 미국 내 여성 핸드백(토트백 포함)
매출액은 2016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베스 골드스타인 NPD그룹 분석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 변화"라고 CNBC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단순히 디자인만 조금씩 변경해 신상품을 내는 방식으로는 젊은 여성들의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중고 럭셔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리백(Rebag)` `리얼리얼(The Real Real)` 같은 온라인 판매업체는 시장 판도를 바꾸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샤넬부터 루이비통, 구찌, 펜디까지 다양한 고가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취급하는데 가격은 파격적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리얼리얼은 나스닥 상장업체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억738만달러로 전년 대비 55%나 늘었다. 2011년 줄리 웨인라이트가 재택 사업으로 창업해 이제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물론 주력은 여전히 온라인 판매다.
소매가가 5600달러에 달하는 샤넬의 플랩백을 3000달러에 판매하는 식이다.
소매가가 5600달러에 달하는 샤넬의 플랩백을 3000달러에 판매하는 식이다.
리얼리얼 홈페이지의 이 제품 설명에는 "사용감이 전혀 없다"고 적혀 있다.
대개 중고 제품은 소비자들이 신뢰도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망설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리얼리얼`은 상품 등급을 여러 단계로 나눠 솔직하게 설명하고 다양한 각도의 제품 사진을
자동 돋보기 기능을 통해 꼼꼼히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거기다 무이자 할부까지 가능하니 지갑이 얇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2014년 창업한 `리백` 등 중고 재판매 업체 간 경쟁은 이미 치열한 상태다.
`트레데시(Tradesy)` `포시마크(Poshmark)` 같은 업체는 소비자 간 온라인 P2P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리백`은 최근 명품 핸드백의 정확한 시장가격을 알려주겠다며 명품 버전의 `켈리블루북(KBB)`을 만들기로 했다. KBB는 자동차 가격 인증 사이트로 유명하다.
찰스 고라 리백 창업자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에르메스가 재판매에서 신제품의 평균 80%를 보장받아 가장 투자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이처럼 재판매 업체들이 신뢰도를 확보해가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온라인 소비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굳이 제값을 다주고 비싼 신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니 기성 핸드백 업체들은 난감한 지경이다.
찰스 고라 리백 창업자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에르메스가 재판매에서 신제품의 평균 80%를 보장받아 가장 투자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이처럼 재판매 업체들이 신뢰도를 확보해가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온라인 소비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굳이 제값을 다주고 비싼 신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니 기성 핸드백 업체들은 난감한 지경이다.
지난달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미국 여성들의 핸드백에 대한 소비지출은 연간 평균 90달러로 조사가 시작된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CNBC는 전했다. 2006년에는 평균 197달러였다.
재판매 시장이 커지자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마이클 코어스` 등 미국 토종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는 반면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유럽 브랜드들은 오히려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양극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재판매 시장이 커지자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마이클 코어스` 등 미국 토종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는 반면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유럽 브랜드들은 오히려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양극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UBS증권은 최근 코치의 모회사인 태피스트리의 주가 전망을 낮추면서 "코치의 새 핸드백을 400달러에 살지, 아니면 유럽산 중고 명품을 같은 가격에 살지 선택하라면 대부분 후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태피스트리 주가는 지난 1년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017년 10대들에게 선호도가 비교적 높았던 케이트 스페이드를 24억달러에 인수·합병했지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른바 `잇백(it bag)` 열풍도 명품업체들에 좋은 소식이다. 루이비통의 스피디, 펜디의 스파이백, 입생로랑의 뮤즈백 등이 미국에서 히트를 쳤다.
이른바 `잇백(it bag)` 열풍도 명품업체들에 좋은 소식이다. 루이비통의 스피디, 펜디의 스파이백, 입생로랑의 뮤즈백 등이 미국에서 히트를 쳤다.
이런 가운데 루이비통의 모회사인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미국 시장에 오히려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달 텍사스주의 시골 마을에 미국 내 세 번째 공장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유세길에 직접 공장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미국과 유럽 간 무역분쟁으로 관세가 추가 부과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 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LVMH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대표적 보석업체인 티파니&코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언론에 알려진 제안 가격은 무려 145억달러다.
만약 티파니가 LVMH의 손에 떨어지면 주얼리 시장에서도 상당한 파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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