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 이나영 기자] 패션업계가 니치 향수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희소성이 높은 니치 향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프랑스 니치 향수 힐리와 이탈리아 럭셔리 토털 프래그런스 브랜드 쿨티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니치 향수 브랜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이로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에르메스 등을 포함해 총 10개 향수 브랜드를 확보하게 됐다.

힐리는 영국 출신의 조향사 제임스 힐리가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론칭한 럭셔리 향수 브랜드로 고품질의 진귀하고 독특한 원료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 제품이자 브랜드 최초의 향수인 ‘멍뜨 프레슈’는 강렬하고 단순한 향조로 인해 다루기 어려웠던 민트향을 호불호 없이 착용하기 쉽고 우아하게 풀어낸 향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론칭해 판매하며,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주요 백화점 내 뷰티 편집숍 라페르바와 분더샵 청담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쿨티는 홈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드로 아그라티가 조향사로 전향해 1988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설립한 브랜드로, 내달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제2의 딥티크 같은 인기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LF는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불리)’, ‘조보이’ 2개 니치 향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불리의 경우 최근 19세기 프랑스 텃밭을 향으로 담아낸 신제품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루브르 컬렉션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조향사들은 향수를 만들기 위해 꽃과 식물을 사용하지만 이 컬렉션은 프랑스 텃밭에서 자라는 전통적인 채소와 과일, 허브를 조합시켜 만든 것이 기존 니치 향수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아울러 내달 바디 라인 컬렉션 ‘시봉 수페팡 비누’, ‘레 비지날 바디 로션’, ‘윌 앙띠끄 바디 오일’ 등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패션업계가 니치 향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대는 높지만 희소성과 독특함을 가진 니치 향수를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 LF가 지난 2016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불리의 경우 2021년까지 매년 평균 100%씩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0% 뛰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인기 니치 향수 브랜드들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성장세도 높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6000억원이었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25년에는 9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인 엔데믹과 함께 니치 향수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