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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의 명문가

출처 : 조선신문 기사입력 2012-05-05 03:55






 
 
기계식 시계의 인기에 힘입어 단순히 시계의 기능이나 가격, 디자인뿐 아니라 시계 브랜드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실제로 짧게는 100년에서 길게는 300년에 가까운 정통 기계식 시계 브랜드의 역사는 그 자체로 브랜드의 가치이며 시계의 가격을 대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계 브랜드가 생겨난 지역부터 창업자의 이름, 그리고 현재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경영자의 경력까지도 기계식 시계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쉽게 흥미를 가지는 부분은 바로 브랜드 이름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계 브랜드 이름 대부분은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브레게는 현대 시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의 이름에서, 쇼파드는 시계 제작자이자 창업자인 루이 율리스 쇼파드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시계 제작자와 사업가라는 파트너의 이름을 합쳐 브랜드명을 정한 경우도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도 그렇고 보메 메르시에도 마찬가지다. 기계식 시계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파텍 필립은 ‘앙투안 드 파텍’과 ‘장 아드리앙 필립’의 이름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롤렉스나 IWC, 제니스처럼 창립자의 이름과 전혀 상관없는 브랜드도 있다. 롤렉스는 ‘유럽인이 발음하기 좋고, 다이얼에 보기 좋게 새길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글자’라는 이유로 브랜드명이 되었고, IWC는 ‘국제적인 시계 회사(International Watch Company)’의 약자를 그대로 브랜드명으로 사용한 것이다.

시계 브랜드의 창업자 이름과 브랜드 명의 유래만큼이나 시계 사업을 물려받은 후손, 인수한 가문의 행보도 시계 애호가들은 중요시한다. 적합한 후계자를 찾지 못해 결국 새로운 회사에 브랜드를 넘겼다 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자가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운명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쇼파드와 파텍 필립이다.
 
이 두 브랜드는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 LVMH그룹 같은 거대 시계 그룹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독립 시계 브랜드다. 그리고 이 두 브랜드의 성공 뒤에는 창업자의 가문이 아니라 두 번째 주인인 슈펠레 가문과 스턴 가문이 있다.

쇼파드와 슈펠레 가문의 합작품

쇼파드의 시작은 18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계 제작자인 루이 율리스 쇼파드는 스위스 유라산맥의 작은 마을에서 가업으로 내려오던 시계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했다. 그가 만든 회중시계는 정밀함을 인정받아 스위스뿐 아니라 서유럽과 러시아에까지 명성을 떨쳤다. 이후 그의 아들과 손자가 가업을 물려받아 사업을 번창시켰다. 루이 율리스 쇼파드의 손자인 폴 앙드레 쇼파드는 1920년 유라산맥의 작업장을 제네바로 이전하고 더욱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시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폴 앙드레 쇼파드는 두 아들에게 시계 사업을 물려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독일 시계 제조 명가의 자손인 칼 슈펠레에게 1963년 경영권을 넘겼다.

칼 슈펠레와 그의 아내 카린 슈펠레는 1963년부터 현재까지 쇼파드를 총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50년 동안 독립적으로 가족 경영을 해온 쇼파드의 실질적인 사장은 칼 슈펠레의 아들인 칼 프레데릭과 딸인 캐롤라인이다.

칼 프레데릭은 쇼파드의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며, 남자 시계와 사업의 전체를 총괄한다. 그의 여동생인 캐롤라인은 최고급 주얼리 파트의 책임자로서 주얼리 디자인과 제작, 여성 시계, 향수 부문과 함께 국제 소매 유통 사업을 맡고 있다. 슈펠레 가문의 공동 사장 운영 방식은 쇼파드가 ‘기계식 시계’와 ‘최고급 주얼리’ 두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밑거름이 됐다.

매년 3월에 열리는 세계적 시계 박람회 바젤월드에서 기계식 시계 신제품은 칼 프레데릭이, 여성용 주얼리 시계나 주얼리 신제품은 캐롤라인이 각각 발표한다. 올해 바젤월드에서도 칼 프레데릭 사장은 창업자인 루이 율리스 쇼파드가 제작했던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클래식한 손목시계 ‘쇼파드 클래식’을 직접 소개했다. 이 새로운 시계는 1차세계 대전 이전의 클래식한 디자인과 순백색의 에나멜 다이얼, 그리고 쇼파드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쇼파드는 과거의 창업자에서 영감을 받은 시계뿐 아니라 탈진기(이스케이프먼트)가 시간당 5만7600번(8Hz) 진동하는 고진동 무브먼트를 장착한 미래지향적 신제품 ‘L.U.C 8HF’를 선보였다. 기계식 시계의 평균 진동수가 시간당 2만8800번(4Hz)인 것을 감안할 때 그보다 두 배 더 진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정확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진동수가 많아질수록 내구성이나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웬만한 기술력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기술이다.

쇼파드의 기계식 시계 제작 전문 공방에서 수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완성한 ‘L.U.C 8HF’는 고진동 탈진기로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COSC 인증·정확하고 튼튼한 시계에만 주어지는 일종의 보증서)을 받은 최초의 시계로 정교함과 신뢰성의 상징이다.

쇼파드가 2대에 걸친 슈펠레 가문의 가족 경영 덕분에 지금의 위치에 섰다면, 파텍 필립에는 4대에 걸쳐 파텍 필립을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키운 스턴 가문이 있다. 19세기에 생겨난 수많은 시계 브랜드 중 파텍 필립을 ‘기계식 시계의 종착역’으로 남게 한 것도 스턴 패밀리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1839년 폴란드를 떠나 스위스로 이주한 앙투안 드 파텍은 시계 장인 프랑수아 차펙과 함께 당시 시계 산업의 중심지였던 제네바에서 ‘파텍 & 차펙’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듬해 파리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프랑스의 시계 제작자 장 아드리앙 필립을 회사에 합류시켰다. 1951년 결국 회사명을 ‘파텍 필립’으로 변경했다.

용두(竜頭)로 시간을 조정하는 와인딩 시스템(1845)을 비롯해 최초의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1916),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1925) 등 파텍 필립은 시계 역사상 오래도록 회자될 걸작들을 발명했다.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한 파텍 필립은 전 세계 왕족과 귀족뿐만 아니라 정치가, 예술가, 과학자 등이 애용하며 지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 차이코프스키, 록펠러, 아인슈타인 등이 파텍 필립의 고객이었다.

창립 이래로 창업자인 파텍과 필립의 진두지휘 아래 최고의 걸작을 선보이던 파텍 필립은 두 창업자의 사망 후 주요 임원 3명이 함께 운영했다. 시계 제작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에보슈(무보정 상태의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그러나 1930년대 초 불어닥친 세계 경제대공황으로 인해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1932년 파텍 필립에 다이얼을 공급하던 회사의 경영자였던 찰스 & 장 스턴 형제가 회사를 인수했다.

창립자의 사망 후 파텍 필립을 이끈 찰스 & 장 스턴 형제는 이전보다 훌륭한 역작들을 발표하며 과거보다 더 큰 명성을 얻었다. 찰스 스턴의 아들인 헨리 스턴에 의해 전설적 시계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파텍 필립은 찰스 스턴의 손자인 필립 스턴과 필립의 아들인 티에리 스턴까지 4대째 가족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텍 필립이 제네바에 마지막 남은 독립된 가족 경영 시계 회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스턴 패밀리의 영향이 컸다. 시계 그룹에 속하지 않고 가족 소유의 독립 브랜드이기 때문에 최고의 시계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있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파텍 필립은 2012년에도 최근 기계식 시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고객이나 유럽을 강타한 경제 불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들만의 정통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며 최고급 시계의 지존을 지켰다.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영구 달력) 손목시계를 선보인 시계 명가답게 2012년 신상품은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의 시계가 주를 이뤘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두 개의 시간을 한 개의 시계로 동시에 확인 가능한 기능인 스플릿 세컨드와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함께 장착한 5204 모델이었다. 최근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을 탑재한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이 높아짐에 따라 브랜드 역사상 첫 여성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을 선보였다.

/ 이은경 시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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