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형사법원서 가짜백 제조 일당 10명 공판…검찰, 최고 징역 4년 구형
공장서 부품 빼돌려 가짜 버킨백 제조…"에르메스라는 가족을 내가 배신" 후회
이들은 이탈리아의 한 업자로부터 악어가죽을 공급받고, 에르메스 프랑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통해 몰래 빼돌린 지퍼, 금속 액세서리 등 부품
을 이용해 각자의 자택에서 버킨백의 짝퉁을 제조했다.
일련의 과정은 철저하게 분업화한 형태로 이뤄졌고, 가짜 제품의 실제 제작은 에르메스의 공장에서 일했거나 현재 일하는 사람들이 담당했다.
공장에서 부속품을 빼돌려 건넨 혐의로 기소된 한 피고인 남성(44)은 에르메스 공장에서 19년이나 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법정 진술에서 어느 날 퇴근하다가 마주친 한 남자로부터 가짜 버킨백 제조를 도와주면 백 1개당 2천500유로(34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보름을 고민한 끝에 그는 결국 이 제안을 수락했고, 그때부터 공장에서 짝퉁 백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빼돌렸다.
그는 일당으로부터 총 4만4천유로(6천만원)를 받았다고 했다.
1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2008년 제조 한정판 에르메스 버킨백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당은 이렇게 만든 짝퉁 백을 홍콩인 등 주로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개당 2만에서 3만유로(4천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 경찰은 훔친 핸드백을 아시아로 팔아넘기는 일당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감청 수사를 하다가
가짜 버킨백 제조·판매조직을 포착했고 검찰은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조직의 우두머리급 피고인 3명에게 징역 4년과 10만~20만유로(2억7천만원)의 벌금을 구형하고,
나머지 6명에게는 그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했다.
에르메스 측은 이들을 상대로 200만유로(2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정에 선 피고인들 대부분은 전과가 전혀 없고 경제적 상황도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수제 가죽 제품을 만드는 자신들의 직업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의 주심인 벤자맹 블랑셰 판사는 "피고인들은 루비콘강을 건넜다.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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